아이오아이 파생그룹 실패 이유

아이오아이 파생그룹 실패 이유. 프로듀스 시즌 1, 2, 48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시즌을 골라 보라면 시즌 1이 생각난다. 기출문제가 없었던 시절 날 것의 연습생들이 진흙탕 싸움을 하며 방송적인 재미를 극대화시켰고 다른 서바이벌들과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퇴물 소리 듣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부활을 알린 시즌이다.

 

그 중에서 시즌 1은 최고의 거물인 세정, 소미, 청하 등 각 기획사들이 보유한 에이스들이 대거 참전한 시즌이었다. 그 우수한 연습생들이 설계한 무대들은 매우 완성도가 높았다. 예컨대 뱅뱅, 같은 곳에서 같은 무대들이 있었다. 특히 뱅뱅은 프듀 역사상 최고의 무대라고 평하고 싶을 정도로 빼어난 완성도를 보여주었고, 시즌 1은 2차 경연부터 레전드 무대들을 뽑아 내면서 재미도, 경연의 완성도도 둘 다 잡아낸 시즌이었다.

그런데 세정이 있는 구구단 콘서트 예매 현황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공석이 심각한 수준으로 많이 있는 상황이였다. 티켓값이 10만원이라는걸 감안하더라도 공석이 지금도 900석 이상이다. 양일로 하는 콘서트 모두 900석 이상 공석이 나오면서 영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예전부터 아이오아이 파생 걸그룹들의 상황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올해는 프듀48을 보면서 관심 밖에 있었다. 그러다가 콘서트 예매 현황을 봤고, 파생 걸그룹의 근황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스톤나영, 결경의 프리스틴은 해체설이 심심치 않게 돌고 있고, 세정, 미나의 구구단은 멤버탈퇴, 아쉬운 앨범 판매량 / 차트 진입을 겪고 있다.

 

도댕의 위키미키도 그 결과가 많이 아쉬운 편이고. 정채연의 다이아도 힘을 못 쓰고 있다. 그래서 아이오아이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서 왜 파생그룹이 생각만큼 잘 되지 못했는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아이오아이 (I.O.I) 파생그룹은 왜 실패했을까?

프로듀스 시즌 1은 엠넷이 40억 이상의 제작비를 과감하게 투자하며 런칭된 시즌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프로듀스 시리즈의 전체적인 설계, 캐릭터, 무대까지도 시즌 1에서 근본을 찾아 볼 수 있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안가놈은 연습생들을 장기말처럼 냉혹하게 이용하여 자극적인 맛을 끌어내고, 온갖 방법으로 어그로를 끌며 시즌 1을 대히트시켜. 시청률에서도 잭팟이 터졌고, 각종 화제성 지표들을 프로듀스가 휩쓸며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 잔혹한 경쟁 끝에 11명의 아이들이 선정되었고 그들이 모여 아이오아이가 되었다. 11명의 아이들은 각자 빛나는 재능을 가진 재원이면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구축된 코어 팬덤들을 거느린 상황이었다. 데뷔조에 대한 대중들의 평도 괜찮게 잘 뽑혔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 당시 나는 아오아가 승승장구하며 꽃길만 걸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아오아는 본격적으로 런칭되기도 전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바로 겸임 문제다. 예상치 못한 프듀 시즌 1의 잭팟으로 인해 연습생의 사장들이 계약서의 헛점을 노리고 움직이게 된것이다. 사장님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아오아는 단기간의 프로젝트성 그룹인데다가 정산도 엠넷과 나누어야 하기에 수익성 면에서 아쉬웠다.

 

그럴 바에 대중들의 인지도가 극에 달한 시점에 회사가 보유한 걸그룹을 런칭하면 인지도와 수익을 동시에 끌어 모을 수 있었을 거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우선순위가 아이오아이 보다는 자기 아이들인 걸그룹에 더 맞추어져 있는 상황. 계약서에도 겸임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으니까 결국 사장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버린다.

 

첫 타자는 다이아의 정채연으로 시작하여 구구단의 세정 / 미나, 우주소녀의 유연정까지. 이 과정에서 코어가 완전히 분열되고 최악의 진흙탕 싸움이 펼쳐졌다. 다이아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팬덤은 세정 / 미나의 구구단 런칭을 계기로 극심한 내분에 시달리게 되었다.

 

소미, 유정과 함께 막강한 팬덤을 가지고 있던 세정이 구구단으로 활동하게 되자, 나머지 멤버 팬덤 VS 파생 그룹 멤버 팬덤이라는 분열이 일어 났다. 이 과정에서 환멸을 느낀, 프듀로 유입된 라이트한 대중들이 대거 탈덕해 버렸고, 싸늘한 시선을 반영하듯 파생그룹의 음원성적은 초기엔 성과를 반짝 냈으나 결국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 지옥같은 상황을 중재해야 할 YMC는 돈 되는 행사 따는 것에만 열을 올리고 역대 최고의 데뷔곡인 '드림걸즈'를 선물로 주는 등 최악의 행보를 계속 보여주었다. 안 그래도 팬덤도 극심한 내분 때문에 무너져 가는 상황에서 곡까지 구리니 더욱 어수선해졌다.

 

밖에서는 아오아를 조롱하는 여론이, 안에서는 코어 팬덤들끼리 치열한 전쟁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아예 아이오아이 프로젝트가 무너질 수 도 있다는 걸 알았는지, 남은 인원들로 일단 유닛을 구성하게 된다. 와따맨 싱글의 등장이었다.

 

와따맨은 평균은 친 곡이었는데 드림걸즈의 처참한 완성도에 비해서 괜찮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와따맨 유닛이 고군분투하며 차출 멤버들을 제외한 팬덤들을 하나로 묶고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그 사이 엄청난 욕을 먹던 사장들이 자회사 걸그룹들에 대한 싸늘한 여론을 직면하게 되었다.

 

이익을 추구하다가 본인 걸그룹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 때서야 이해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아이오아이 활동이 마무리되면 아군이 되어야 할 아이오아이 팬들이 오히려 증오를 품고 끝없이 공격하게 될 거니까. 결국 각 회사의 사장들은 겸임을 은근슬쩍 거두고 세정 / 미나 등의 재윈들이 남은 시간 동안 아오아에 집중할 수 있게 풀어주었다.

 

이 후 JYP에게 사정해서 곡을 받아 발매한 너무너무너무의 히트로 음원, 앨범 등 모든 면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하게 된다. 각 회사 최고의 에이스를 모아 구성된 아이오아이는 곡과 여건만 보장되면 언제든지 치고 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가진 팀이었으니까.

 

좋은 곡이 들어오자마자 부활했지만, 이미 한 발짝 늦은 상황. 곧 아오아의 활동 기한이 끝나는 시간이 어느새 다가왔지. 뒤늦게 또 다른 명곡인 '소나기'의 발매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성적과 관계없이 해체해야 했다. 결국 아오아는 장충체육관에서의 타임슬립 콘서트를 끝으로 해체되게 된다.

 

아이오아이는 런칭 당시 트와이스와도 비벼볼 수 있는 강력한 팬덤과 대중인지도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구린 기획, 소속사들의 탐욕 그리고 계약서의 헛점으로 인해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 비운의 아이돌이다. 곡, 활동여건이 보장된 넘3의 임팩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팬덤이 흩어진 상황에서도 엄청난 성적을 거둔 저력을 보여준 팀이었다.

 

기약 없는 5년후의 재회를 약속한 채로 그렇게 팀은 흩어지게 되고, 각자의 소속사로 돌아가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 그러나 솔로 아티스트로 각성한 청하, 배우 커리어를 천천히 타고 있는 소혜, 우주소녀에서 보컬을 책임지는 연정을 제외하면 결과가 어째 다 시원치 않은 편이다. 특히 우주소녀를 제외한 아이오아이 파생 걸그룹의 성적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유는 크게 3개.

 

첫번째 이유는 회사 최고의 에이스들인 아이오아이 출신과 비 프로듀스 출신의 갭 존재. 프로듀스를 통해 유입된 대중들은 아오아의 막판 대성공 + 에이스들을 보며 한없이 눈이 높아진 상황에서 그룹들의 비 프로듀스 멤버가 그 기대치에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프로듀슈 출신 에이스가 주도하는 걸그룹에 관심을 가진 대중들을 팬덤으로 흡수하는 데 실패했다.

 

프로듀스 뽕은 길어봐야 2년도 안되는데, 대중의 관심은 어느 덧 다른 곳으로 가 있었다. 더욱이, 그룹의 초기 팬덤이 프듀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아무래도 프로듀스 방영 기간 동안 형성된 코어는 한 명의 연습생만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해지는데, 이런 코어가 파생 걸그룹들의 초기 팬덤을 형성했던 만큼 프듀 출신 멤버와 비프로듀스 출신 멤버의 인지도 차이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결국 프로듀스 멤버 이외의 멤버들이 아쉬웠기에 더 이상 대중을 흡수하지 못해 팬덤이 확장되지 못했고, 특정 멤버를 선호하는 팬덤이 남아 꾸준히 소비를 하면서 살아남았다.

 

두번째 이유는 팬덤 내의 분열. 이 문제는 선도 그룹인 워너원에게도 어느 정도 적용되는 사안인데,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구축된 팬덤은 강력한 코어가 되지만 악개로 타락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잔혹한 경쟁, 옆의 아이를 밀어야 내 아이가 올라가는 시스템에 길들여져 프로듀스가 끝나도 한 명만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뭐 팬도 사람인지라 그룹 내의 모든 멤버들이 다 마음에 들 수는 없다. 다만, 마음에 안 드는 멤버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소홀하게 대하거나, 아예 배척하자고 주장하는 건 악성개인팬이나 하는 짓이다. 본인 딴에는 '내가 그 아이가 마음에 들어서 응원하는 건데 무슨 상관이냐?' 라고 물을 수 있겠지만, 이런 악개들이 넘쳐날수록 팬덤 내의 갈등은 심해지고 결국 그룹 자체가 무너져 좋아하는 애도 실업자가 되는 비극이 일어난다.

 

이미 돌판(프로듀스 하스스톤 사건) 역사가 증명해 왔다. 그래도 정신 못 차린 애들은 아직도 특정 멤버 수용불가라는 헛소리나 하고있다. 아이오아이의 힘은 11개의 용병길드들을 하나로 묶은 연맹군에서 나오는 거였는데, 이 용병길드들이 겸임 문제로 인해 세력이 줄어든 상태에서 소속사들이 팬덤을 나눠 갔으니 당연히 화력이 줄어들게 되었다. 게다가 1번 이유로 인하여 해당 팬덤은 그룹의 엄연한 코어 소비층이기에 이들을 배척하는 것도 소속사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세번째 이유는 기획력 부족. 파생 그룹의 음원과 컨셉들을 보면 상당히 아쉬운 편이다. 걸그룹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데뷔곡과 후속곡이라 본다. 데뷔곡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야만 대중들이 '믿고 듣는' 이라는 프레임을 가져갈 수 있는데 어째 파생그룹들은 데뷔곡을 망치거나 후속 곡에서 한계를 보이며 자멸한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데뷔곡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프리스틴은 후속곡에서 쫄딱 망했고, 프듀 출신들로 구성한 유닛, 프리스틴 V 역시 망하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특히 프리스틴은 저 사건으로 인해 안 그래도 심각했던 프로듀스파 vs 비프로듀스파의 갈등이 다시 불 붙으며 팬덤이 분열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성수는 프리스틴보다 뉴이스트 / 세븐틴 등에 흥미를 더 보였고, 멤버탈퇴 + 결경의 성공적인 중국시장 진출로 인해 안밖으로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구구단도 마찬가지로 데뷔곡은 프로듀스빨로 그나마 성적을 냈지만 그 이후 갈팡질팡하며 초코코라는 최악의 곡을 냈다. 괴악한 센스의 뮤비와 정신없는 구성으로 최악의 걸그룹 곡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결국 컨셉변화를 이것저것 시도했지만 연이어 실패하면서 무너져 가고 있다. 그나마 위키미키는 확고한 컨셉을 잡고 들을 만한 곡을 내고 있으나, 극도로 혼란스러운 회사 사정 때문에 빵빵하게 지원을 해줄 수 없는 형편.

 

결국, 기획사들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회사가 보유한 인재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이게 대중들에게 먹힐지에 대한 고찰이 부족했다. 프로듀스로 얻은 관심은 일시적이지만, 좋은 곡이라면 대중은 언제나 들어줄 의사가 있다. 그러나 각 기획사들은 프로듀스 꿀을 빨려고 무리하게 걸그룹을 런칭하다가 구린 곡들을 내며 초기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고, 그나마 제대로 준비를 해서 온 프리스틴 조차 후속곡 + 유닛곡이 아쉬운 성적을 내며 무너져 버렸다.

 

이렇게 곡이 연달아 망하게 되면 망무새(틈만 나면 망했다고 해대는 것이 마치 앵무새 같다 하여 붙여진 단어)들이 창궐하게 되고, '망한 걸그룹'이라는 프레임이 부여되면 좋은 곡을 내도 대중들이 안 듣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아오아 파생그룹들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프듀 시즌 1이 끝난지 2년 반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프듀를 통해 얻은 팬덤은 시즌2, 48에게 대부분 흡수되었다.

 

아이오아이 활동을 통해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맛보았지만, 각 소속사로 돌아가 그룹을 캐리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에이스조차도 힘이 빠지고 있지. 프로듀스 출신의 연생을 응원하는 개인 팬덤들은 세력이 줄어 들고, 빛나는 아이오아이 활동을 통해 높아진 눈 때문에 차트 90위권 / 차트 아웃을 당하며 빌빌대는 그룹에 왜 우리 애가 묶여 있어야 하냐고 반문하게 되었다.

 

초창기에는 이 질문이 올팬기조(개인팬들보다 올팬들이 많다는 상대적인 뜻)를 유지하려는 세력에 묻혔지만 파생그룹들의 성적이 점점 악화되며 3~4군 수준으로 전락하자, 악개들의 의견이 점점 힘을 키워 갔다.

특히 세정이는 이러한 의견의 상징같은 인물이다. 세정이는 강다니엘과 함께 오디션 역사상 최고의 거물급 연습생이었다. 한 명의 아티스트로도, 예능인으로도 두각을 보이며 구구단을 지탱하고 있다. 프로듀스빨이 있었다고는 하나 솔로 데뷔곡인 꽃길은 대중의 큰 호평을 얻었고 음원성적도 매우 우수하게 나왔다.

 

이런 세정이 구구단에 들어가서 나오는 곡마다 모조리 조지면서 망해버리니까 처음에는 올팬 기조를 유지하며 그룹을 지탱해온 팬덤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세정이 보면 '아깝다'라는 생각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시즌 1에서 소미와 함께 투톱으로 군림한 황제가 차트 100위권 진입을 노리는 상황이라니. 아이러니 하다.

 

그렇다고 해서 각 회사의 에이스를 솔로로 움직이게 하면 그룹을 지탱하는 기둥이 사라져 버리는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늪에 빠져 버렸다. 그룹을 띄우기 위해서 대중들에게 인지도 있는 에이스를 활용해야 하는데 각 에이스들을 조명하면 할 수록 팬덤의 내분은 불 붙고 그 에이스의 이미지 소비 속도는 가속화 된다. 이 상황을 알고 있는 회사들은 반전을 위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예 프로듀스 출신으로 구성한 구구단의 세미나 / 프리스틴 V를 런칭했다.

 

그러나 모두 아쉬운 성적을 내며 활동을 마무리지었다. 이미 프로듀스 시즌 1은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렸고, 대중들은 다른 곳으로 흩어진 뒤였으니. 지금까지의 글 전개를 보면 그럼 다 뒤지라는 거냐? 라고 반문하고 싶을 것이다. 아니다. 분명히 열악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 상황을 뚫고 성공한 케이스가 있다.

 

바로 우주소녀다. 우주소녀는 파생 그룹 중에서 팬덤구축을 해내며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의 컨셉과 들을 만한 완성도의 곡에 힘입어 중견급 아이돌로 입지를 굳혔다. 우주소녀에서 앙 출신은 연정. 연정은 아오아 시절 가장 많이 공격받은 연생 중 하나다. 묘하게 라미란이 연상되는 비주얼로 라머장이라 불리며 공격 받았었고, 팬덤도 세정 / 소미 / 유정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그 연정이 우주소녀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우주소녀는 처음 데뷔했을 때는 영 좋지 않은 성적을 내며 4군따리 걸그룹으로 시작을 했다. 그러나 연정의 영입을 통해 막강한 보컬을 확보하면서, 일단 아오아 출신이기에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그 관심을 팬덤으로 직결시킬 매력 있는 멤버들과 괜찮은 완성도의 곡들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로듀스빨을 가장 덜 받은 우주소녀가 파생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흥행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결국 프로듀스빨은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관심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 멤버들의 매력과 곡의 완성도에 따라 대중은 냉혹하게 판단을 내린다.

 

우주소녀는 성소 / 엑시 / 루다 등 프듀로 인해 유입된 대중들이 혹할 강력한 멤버들을 가지고 있었고, 연정이가 좋아서 온 팬들도 다른 멤버들을 자연스럽게 덕질하게 된 것이다. 이른바 '회전문'. 돌판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아무리 맛있는 사탕도 계속 하나만 먹다 보면 질리는 날이 온다. 그럴 때는 다른 사탕도 맛을 봐야 그 마트에 계속 가게 되는데 다른 사탕들이 맛있는 사탕에 비해서 맛이 없다면 그 마트에 발길을 끊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돌판도 비슷해. 충성도가 높은 코어 팬이라도 계속 그 멤버를 지지하기는 쉽지 않다. 언젠가는 관심이 떨어질 거고, 그 떨어지는 관심을 대신 받아줄 멤버가 필요하다. 돌고 도는 것이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구구단, 프리스틴, 다이아, 위키미키 등은 바로 이 점에서 실패했다. 다른 멤버들이 에이스들에 비해서 다소 아쉬웠기에 그룹은 아오아 멤버들과 아이들로 전락했다.

 

이후 프로듀스빨이 빠지면서 아오아 멤버들의 동력이 떨어졌고, 결국 그룹 자체가 흔들리게 되었다. 음원 성적의 추이는 대부분이 하락세인데다가 차트인을 이제 목표로 잡는게 현실적인 상황일 정도로 열악하다. 이 상황을 뒤집고 그룹이 다시 흥하기 위해서 우직하게 정공법을 쓰는 것 밖에 생각이 안난다.

 

아이오아이 출신들의 멤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 현실을 받아들여 그 멤버를 주축으로 그룹을 홍보하되, 다른 멤버들의 매력들도 충분히 조명받을 수 있게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곡.

 

걸그룹은 대중성이 핵심인데 곡이 구리면 들어줄 대중은 없다. 기획사들은 계속 헛발질만 남발하면서 구린 곡들을 내고 있는데, 이러면 다른 멤버들의 매력이 조명 받을 기회조차 없어지는 거니까. 좋은 곡, 좋은 멤버. 그리고 건강한 팬덤 문화. 이제 꼼수들 말고 정공법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프듀빨은 사라졌고, 오로지 자신들의 상품성을 무기로 다른 쟁쟁한 걸그룹들을 제압하고 올라가아만 한다. 지금 찬밥 더운 밥 가릴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이대로 계속 결과가 나오지 않고 투자금만 까먹는 사업에 누가 투자를 해주겠는가?. 이 상황에서 손해를 메꾸기 위해 지방 행사 뺑이치다가 조용히 막을 내리는게 대다수 걸그룹의 현실인데, 첫번째 자손인,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더 잘 나갔으면 좋겠다.

 

직캠대박이든, 솔로로 출전해서 관심을 끌든 어떻게든 인지도를 얻어 '망한 걸그룹'이라는 프레임을 빨리 없애는게 가장 중요하다. 저 프레임을 부수어야 대중들이 '일단 들어나 볼까' 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기획사들도 과거의 삽질은 잊고, 좀 더 깊은 고민을 해서, 대중들에게 먹힐 만한 멋진 음악을 내 주었으면 좋겠다. 빈집털이라도, 좋은 성과를 얻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아이즈원을 선호하는 나의 마음의 부채는 바로 아이오아이 멤버들. 아오아 멤버들도 잘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는데 성공하는게 쉽지 않다는 방향의 글이라 참 씁쓸하다. 과연 다시 도약해서 아오아 시절의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는, 회사의 판단 방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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