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역사 되짚어 보기

한국 시트콤 역사 되짚어 보기. 아마 많은 사람들이 시트콤하면 생각나는 작품이 여럿 있을것이다. 그래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한 시트콤 위주로 다루어보겠다. 한국 시트콤의 시초는 SBS가 개국하자마자 내놓은 오박사네 사람들이다. 오지명, 김수미, 임현식 등 개그감각이 있는 중견배우를 중심으로 런칭했다. SBS가 초기 자리잡는데 의미있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국 시트콤의 아버지)

 

오박사네 사람들이 한국 시트콤사에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가정을 배경으로 한 가족시트콤은 오박사네 사람들의 골격대로 가게됬다. 오박사네 사람들은 미국 시트콤 코스비와 유사한 설정인데 중산층 대가족을 배경으로 가정내 벌어지는소소한 웃음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렇게 앞으로 순풍산부인과, 하이킥 시리즈 쭉 가게됬다.

 

순풍산부인과나 하이킥이 중산층 가정이라고? 말할텐데 믿겨지지않겠지만 맞다. 시트콤은 중산층 가정의 소소한 공감, 웃음을 주제로 하는지라 우리나라 시트콤은 그런 측면에서 비판의 여지가 많다.(서민, 중산층 가정이라고해놓고 서울 근교에 그런 저택이 사는게;;;)

 

오박사네 사람들로 재미를 본 SBS는 가족시트콤에 박차를 가하는데 이때 등장한 인물이 한국 시트콤의 대부 김병욱 PD님. 이 양반이 본격 등장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LA 아리랑이다. 미국 LA로 이민간 중산층 동포가정을 배경으로 오박사네 사람들과 거의 비슷한 포맷이라 생각하면 된다. 사실 오박사네 사람들이나 LA 아리랑의 경우 90년대 초중반 한국이 한창 경제적 호황을 누릴때 제작된 작품이라 그런 영향이 상당부분 반영됬다고 한다.

 

그러다 90년대 호황기를 뒤로하고 IMF 사태 발생. 국가적 경제위기에 닥치자 당연히 방송사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창 90년대 초중반만 해도 드라마에 돈지랄하는게 붐이였다고 한다. (호황기니까)

 

툭하면 해외 로케이션 드라마가 제작되곤 했는데, 이러다 방송사까지 위기가 닥쳤다. 이때 각 방송3사는 국가적 위기에 경박한 분위기 조성은 안된다는 명분으로 드라마나 예능을 대거 폐지한다. 드라마나 예능 제작비 자체가 부담이 됐기때문이다.

 

그럴때 방송사를 구원한게 바로 시트콤이다. 특히 상업방송인 SBS는 IMF로 인한 타격이 컸는데(모기업이 태영건설이니) 순풍산부인과가 SBS를 구했다는 말은 지금도 방송가에 회자가 될정도다.

 

드라마와 달리 시트콤은 제작비가 상당히 적게 들어간다. 톱스타를 캐스팅해서 출연료가 비싼 것도 아니고 시간도 30분이내로 짧고 해외촬영을 하는것도 아니고 CG를 넣는 것도 아니라서 (이때는 그랬다고)그러다보니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격인 시트콤인데 그 시트콤이 광고까지 완판되고 광고주들 러브콜이 쏟아지니 SBS 입장에서는 예쁠수밖에 없었다.

 

오박사네 사람들로 열연한 오지명에 박영규, 선우용녀, 박미선, 김찬우, 이태란, 송혜교, 허영란, 미달이 김성은 등등. 각기 다른 매력의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순풍산부인과의 인기는 지금도 대단해서 케이블에서 여전히 단골재방 소재기도 하다.

 

SBS [순풍산부인과] 레전드 시트콤 : 미달이와 망태 할아버지 편

 

그래서 그런지 종영하고 십수년이 지난 지금SBS가 유튜브에 레전드편만 편집해서 올리는데 조회수가 기본 100만건은 넘는다. ㅋㅋ 특히 미달이가 주인공인 내용이 후덜덜 한데 순풍산부인과의 신스틸러는 미달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후 시트콤의 아버지는 오지명이다 란 말이나올 정도였는데 사실 그전만해도 오지명씨는 액션스타나 중후한 중견배우 이미지가 강했다고 한다. 박영규씨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시트콤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코믹한 우리네 아버지 이미지로 각인된다.

 

그후 SBS 김병욱 사단은 손대는 작품마다 터짐웬만해선 그들을 막을수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이 대표적인데 포맷은 순풍산부인과랑 유사하다. 그리고 기존에 중후한 이미지로 알려진 중견배우 노주현씨 등이 망가진 것도 비슷하고.

 

참고로 노주현씨는 김병욱 PD의 페르소나로 TVN시트콤 감자별에도 출연했는데 캐릭터는 웬그막이나 똑바로 살아라랑 유사하다. 가족을 끔찍히 사랑하고 착한데 멍청한 아버지.

 

 

SBS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 레전드 시트콤 웬그막: 노구 VS 정수의 미역국 편

 

웬그막도 SBS에서 유튜브에 편집된 내용을 올리는데 여전히 조회수 탄탄히 나오고 인기많다.  웬그막때부터 김병욱 PD 특유의 새드엔딩 강박증(?)이 태동하게 되는데  시트콤 엔딩치곤 충격적이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웬그막을 보고나서 SBS에 항의전화가 쏟아졌다고한다. 웃자고 만든 시트콤에 이딴 결말이 뭐냐고이렇게 SBS가 김병욱 사단을 내세워 가족시트콤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후발주자인 MBC는 가족으론 안되겠다 싶었는지 청춘시트콤을 전면에 내세운다. 기존 SBS 가족 시트콤이 전 연령층을타깃으로 제작됐다면 MBC 청춘 시트콤은 철저히 10~20대를 타깃으로전략을 짰다. 그래서 나온게 남자셋 여자셋

 

미국 시트콤 프렌즈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고 또 에피소드를 보면 베낀 것도 엄청나다. 비판이 나왔지만 (사실 요즘 방영됐음 당장 폐지각 이다.) 남자셋 여자셋이 의외로 대성공한다.

 

특히 타깃이 젊은층이다보니 젊은층 사이에서 남자셋 여자셋에 나오는 유행어나 패션 아이템을 따라하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이의정의 폭탄머리나 대유행했고 우희진의 패션도 여대생들 사이에서 인기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청춘 시트콤은 신인들의 스타 등용문이 되기 시작하는데 송승헌, 소지섭, 이제니,홍석천 등이 발굴된다.

 

SBS가 가족시트콤으로 돈을 쓸어모으는 동안 MBC는 청춘 시트콤으로 재미를 보는데 남자셋 여자셋에 이어 2000년대 런칭된 논스톱 시리즈가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MBC의 효자로 거듭난다. 남자셋 여자셋과 마찬가지로 신인들의 스타 등용문으로 뉴 논스톱의 경우 조인성, 장나라, 양동근, 정다빈, 정태우, 박경림 등이 스타덤에 오른다. 후속 논스톱 시리즈로는 하하, 장근석, 한효주, 한예슬 등이 발굴된다.

 

이때 가장 큰 수혜자는 장나라 였다고 알려지는데 그후 명랑소녀성공기등 정극에도 도전해서 주연급으로 거듭나게된다. 중국도 진출하고 조인성도 이걸 발판으로 정극인 피아노에 출연하고 남자셋 여자셋, 뉴논스톱의 인기는 대단했다고한다. 광고완판은 기본이고 캐릭터 등 굿즈사업으로 MBC에 쏠쏠한 수입을 안겨다준 대표적인 작품들

 

MBC가 청춘 시트콤으로 돈을 버니 시트콤 양강체제중 하나인 SBS가 가만있겠는가? 당장 남자셋 여자셋, 논스톱 시리즈 타도를 내걸고 청춘시트콤을 연이어 런칭한다.

 

송은이, 송혜교등을 내세운 나 어때 주접 대마왕. 이성진, 김태희를 내세운 레츠고,오렌지 등등 신인 유망주나 당시 핫한 청춘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워 도전해보지만 결과는 참패.

 

아무리 핫하고 예쁘고 잘생긴 애들을 내세워도 노잼이면 시청자는 철저히 외면한다.

 

청춘시트콤 전쟁에서 승리한 MBC는 박차를 가해 국내 최초 성인시트콤 세 친구를 런칭한다. 기존 가족시트콤이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청춘 시트콤이 젊은 학생층을 타깃으로 했다면, 세 친구는 말 그대로 19금. 성인층을 타깃으로 했다.

 

세 친구는 방영즉시 당시 핫했던 지상파 밤11시대 예능을 제쳐버리는 기염을 토한다. 참고로 세 친구는 원래 개그맨 신동엽이 들어가기로 했던 작품이고 심혈을 기울인 작품인데, 불미스런 사건으로 신동엽이 구속되면서 타격을 입는 듯 했으나 대타로 캐스팅된 윤다훈이 선수 라는 유행어까지 만들며 흥행을 이끈다.

 

지금은 주연급들 아버지역으로 나오는 박상면, 윤다훈. 악역급 조연으로 자주 나오는 정웅인. 그외 안연홍, 안문숙, 이동건, 이의정 등이 나오는데 말 그대로 화장실 코미디, 섹드립이 난무했고, 대략 20년전 작품이지만 지금 방영되면 아마PD가 방통위 불려갔을 내용이 허다하게 방영됬다.

 

지금처럼 PC충, 페미나치등이 난무하는 현실에선 여성, 지역, 직업 비하니 성희롱이니 트집잡힐 내용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언론시민단체(민언련)이나 여성단체에서항의가 대단했다고 알려졌는데, 올해의 나쁜프로그램. 여성비하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MBC 자사 옴부즈만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단체들의 항의나 지적을 수용해 과하다. 지나치다 지적의견을 낼 정도지만 당시 제작진은 상콤하게 씹고MBC 경영진 입장에서도 효자 프로니 묵인했다 알려졌다.

 

참고로 세친구를 기획한 송창의PD의 경우TVN대표, TV조선 제작본부장을 지내며 현재의 케이블, 종편 생태계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시트콤 팬들중에는 송창의씨가 TV조선 가서 세친구같은 레전드급 성인시트콤한 편 만들었으면 아마 TV조선이 이렇게 경쟁에서 밀렸을까 한탄이 나올정도다.

 

 

 

세친구 레전드! 직진해서 부산까지!

 

 

 

후에 2009년 송창의PD가 TVN 대표라 그런지 몰라도TVN 시트콤 세 사람으로 런칭된다. 세친구의 후속작이라고 봐도 되는데 그다지 재미는 못봤다. 왜냐면 이미 TVN자체가 선정적인 막장프로로 유명해서 세친구 정도의 수위로는 세다라는반응이 나오기 애매했기 때문이다 ㅋㅋ

 

지상파니까 저런 섹드립 날려도 웃기는거지 이미 남자 성기에 맥주병 달고 풍차돌리기하는걸 보여주는 케이블에서 저런 정도 수위는 약하지

 

 

SBS는 이번에도 질세라개그맨 김진수, 배우 김원희, 강예원등을 내세워 부부시트콤이란 명목으로 허니허니를 런칭하지만 세친구, 연인들 MBC 성인 시트콤에 밀려 또다시 참패 SBS는 가족시트콤 외 청춘, 성인 시트콤은 폭망한다.

 

 

허구헌날 MBC SBS 둘만 치고박고 싸우고 공영방송 KBS는 뭐하는거야? KBS도 시트콤 런칭했다. 근데 족족 망했다. 그나마 중박으로 터진게 올드미스다이어리 예지원, 김지영, 오윤아, 김영옥등을 내세우는데 30대 여성 3명을 주인공으로20~30대 여성층을 타깃으로 제작한 일종의 칙릿형 시트콤이다.

 

30대 연상녀와 20대 연하남의 예지원, 지현우 커플을 전면에 내세우는데 KBS 시트콤이 그나마 재미본건 이 정도다.

 

아무튼 초반엔 SBS가 가족시트콤을 내세워 한국 시트콤 시장을 주름잡았다면, 뒤이어 MBC가 청춘, 성인시트콤을 내세워한국 시트콤 시장을 제패한다.

 

뒤이어 자신감이 붙었는지 심혜진, 김수미, 려원등을 내세워 안녕 프란체스카. 이수경, 신동욱, 장미인애를 내세워 소울메이트를 런칭하는데 사실 두 작품다 예전 시트콤처럼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고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준건 아니지만나름 컬트적 인기로 매니아층을 열광하게 한 작품이다.

 

특히 안녕 프란체스카는 10%대 소소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성은 나름 좋았다.

 

소울메이트는 시청률 상으론 재미는 못봤는데 2030 여성들에게 화제성이 좋아서 툭하면 명대사, OST같은게 싸이월드를 장식했다고한다.

 

 

C'mon through - Lasse Lindh (Soulmate OST / 소울메이트 OST)

 

 

2000년대 중반 싸이월드 단골BGM중 하나였던 Lasse Lindh - C'mon through 이 한국에서 인기를 끈것도 소울메이트 영향이 컸다. 아까 올드미스 다이어리 처럼 2030 여성층 사이에선 반응이 좋았다.

 

 

뭐 말이 필요있나. SBS에서 활약하던 김병욱 사단이 MBC로 이적해 가족 시트콤을 런칭하는데 바로 하이킥 시리즈다. 총 시즌3까지 나오는데 그동안 가족 시트콤은 약세라고 평가받던 MBC가 명실상부한 시트콤 왕국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다.

 

특히 하이킥 시리즈의 대표인물중 한분이 배우 이순재. 야동순재로 당대를 풍미하며 배우로선 이례적으로 MBC 연예대상까지 수상했다. 기존에 근엄하고 보수적인 할아버지,회장님, 군주, 충직한 노신으로 열연하던 분이 야동이나 음미하시니 파격적이였다.ㅋㅋ

 

그후 김병욱 PD의 새로운 페르소나로 TVN 감자별에도 출연했다. 하이킥 시리즈의 경우 하이킥 시즌 1,2는 상당히 대단했고 시즌3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지만 나름 소소한 인기를 끌었다.

 

신인들의 스타 등용문이기도해서 정일우, 박민영 윤시윤, 황정음, 신세경, 최다니엘 등이 인지도를 높이고 스타덤에 올랐다. 빵꾸똥꾸로 유명했던 아역 진지희도 화제였고, 박해미, 정보석, 오현경 같은 중견배우들도 하이킥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재평가된다.

 

특히 정보석의 변신에 90년대 중후한 정보석을 생각했던 아줌마팬들은 경악했다고 한다. ㅋㅋ 사실 이후로는 애석하게도 지상파 시트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시트콤 자체에 대해 시청자들이 외면하면서 뒤이은 후속작들이 연이어 폭망하면서 지상파 방송들은 시트콤 제작을 전면 중단한다.

 

 

지상파가 시트콤 제작을 중단하자 시트콤의 대부 김병욱 PD를 비롯한 김병욱 사단은 보따리 장수란 말까지 들어가며TVN으로 가서 감자별. TV조선으로 가서 너의 등짝에 스매싱을 런칭하지만, 감자별만 소소한 매니아적 인기를 끈 이외에는 거의 다 시청률 성적에서 참패한다.

 

그러다보니 이젠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 종편에서도 더이상 시트콤을 제작하지않을거란 전망이 크다. 더이상 시트콤이 설 땅이 사라지는거다. 다른 시트콤은 노잼의 극치고 그나마 한국 시청자들에게 먹히던 김병욱 사단 작품도 이젠 한물갔다는 평가를 들으며 외면받는 상황에서 더이상 제2의 김병욱이 나오지 않으니 발생한 문제다.

 

그동안 너무 한국 시트콤 자체가 김병욱 사단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다보니 생긴 폐단이고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시트콤을 사랑했던 일부 팬들 입장에선 상당히 애석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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