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판사 정리

출판사 업계 종사자가 말하는 출판사 이야기.

1. 위즈덤하우스

국내 출판계가 규모 면에서는 세계 7위인가 8위인가 그런데 이게 다 대교랑 웅진같은 교육출판이 껴서 그렇다.그거 빼면 없다. 그리고 위즈덤은 그 쪼그만한 단행본 시장에서 탑이다. 혹시 서점 가서 출판사 이름 한번씩 읽어보면 이딴장르도? 싶은 책들도 '위즈덤하우스' 찍혀있는 경우도 있다. 서점 책의 30%는 위즈덤 찍혀 나오는 것 같다. 우선 돈이 많고, 비교적 신생 출판사여서인지 몰라도 이것저것 많이 해본다.

 

신생 출판사라고 해서 얼마 전에 생긴건 아니고 1999년에 생겼다. 근데 고이다 못해 썩을정도로 오래된곳이 많아서 이정도면 신생이다. 빨간책방도 그렇고, 톡소다도 내가 알기론 위즈덤 꺼로 알고있다.

 

그리고 다양한 임프린트도 가지고 있다. 그냥 쉽게 말해서 멀티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이크로임팩트북스, 예담, 역사의아침, 조화로운삶, 스콜라, 예담프랜드, 위즈덤스타일, 마법스쿨, 이마, 로고폴리스, 곁 이거 다 위즈덤하우스꺼다.

 

 

 

2. 21세기북스

 

북21, 북이십일, 21세기북스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출판사이고, 출판계에서 업무강도 높기로 유명하다. 우선 야근이 미쳤다. 출근도 미쳤고 뭐 진짜 미친 업무환경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그래도 야근 많고 일 많기로 유명하다.

 

이름값 때문에 업무량에 비해 과하게 까이는 것 같기도 하다. 아르테, 을파소, 아울북 이렇게 3개의 멀티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한번씩 읽어봤을 마법천자문이 여기 책이다.

 

 

 

마법천자문이 한창 팔릴 땐 전 직원이 월급x2 해서 받았다고 한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사람도 많이 뽑으려 하고 이것저것 많이 하려 한다.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유명한 민음사다. 진짜 오래되고 유명한 곳인데 지금은 조금 주춤한 상태. 민음사 판매량의 반이 세계문학전집일 정도로 시리즈 브랜드화를 잘해놨다. 엘리트주의가 있다. 지금은 많이 완화되었다고 하는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서울대 미만은 책 기획할 때 입 닫고 있었다고 한다.

 

그나마 시립대 출신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기획해서 초대박 낸 다음에 서울권 사람들한테도 숨통 좀 트인걸로 알고있다. 대부분의 대형처럼 민음사도 멀티가 많다. 우선 제일 유명한 멀티가 아동 출판사인 비룡소다.

 

판타지 덕후들한테 유명한 황금가지도 민음사꺼고. 사이언스북스, 세미콜론, 민음인, 판미동, 반비, 펄프 다 민음사 책이다.

 

4. 청림출판

 

나름 출판계 공룡들만 말한 것 같아서 중견들도 말해보려 한다. 공룡들도 아직 많이 남았다. 문학동네, 창비, 다산북스, 사계절, RHK 등등.. 보통 출판사들이 파주나 합정에 몰려있다. 솔직히 사람들 책 안읽는다. 책은 안읽어서 기업은 어려워지는데 서울 땅값은 점점 오르고 해서 파주나 합정으로 도망갔다.

 

청림은 자기 건물이 있어서 강남에 위치한 대단한 출판사다. 여긴 네이버랑 사이가 좋다. 정확히 말하면 네이버 책/문화 메인에 노출이 잘 되는 편이다. 담당자가 글을 잘 쓰는 것도 있는 것 같다.

 

 

5. 어크로스

 

어크로스. 출판 관련 기사를 읽는 사람이 물론 없겠지만 읽어 봤다면 올해의 출판인 3명 중 한명인 김형보 대표님이 있는 어크로스다. 우선 대표님이 글을 진짜 잘쓴다. 정갈하고 고급지고 기품있고 화려한 수사 없이 눈을 사로잡는다.

 

정재승의 과학콘서트가 여기 책이다. 정재승작가님의 책은 대부분 여기서 나온다. <열두 발자국>도 여기 책이고.광고도 많이 하는 편이다.

 

물론 진짜 많이하는 곳들에 비하면 아니지만 비슷한 규모의 출판사와 비교해 봤을때 광고를 많이 한다는거다. 못봤다고? 당연하지 서점에서만 했을테니.

 

6. 눌와

 

유홍준 교수님의 책이 많이 나오는 눌와다. 그러나 정작 <문화유산 답사기>는 창비의 책이다......대표나 누군가가 유홍준 교수님의 가족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유홍준교수님 책이 많이 나온다.

 

자연이나 역사분야 책이 주로 나온다. 광고는 잘 안한다. 솔직히 거의 안하는 것 같고. 전문분야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교수들의 책이 주로 나온다. 홍순민 교수님이나 박상진 교수님홍순민 교수님은 궁궐에 대한 전문가, 박상진 교수님은 나무에 대한 전문가다.

 

7. 천년의상상

 

대표님들도 대표님들마다 성향이 다 다르다. 위 눌와 대표님이 고고한 선비처럼 어딘가에 숨어서 좋은 책을 만드는데 집중한다면 천년의 상상 대표님은 핵인싸다.

 

규모에 비해 이런저런 직함도 많이 가져가시고, 강의도 많이 하신다. 여름이 지나갈 무렵에 <나 참 쓸모있는인간>이라고 <토지>에 관련된 책 나왔던 곳이다.

 

8. 열린책들

 

원래 로씨아 문학으로 시작했다. 열린책들의 특징은 디자인이다. 우선 책들이 예쁘다. 특히 <앵무새 죽이기> 보면 표지 디자인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도 약간 알력다툼이 있다.

 

어디는 편집이 힘이 쌔네, 어디는 마케터가 힘이 쎄네 보통 디자이너들은 앞으로 잘 안나오는데 열린책들은 디자이너들이 앞으로 나오는 곳이다. 표지뿐만 아니라 내지 디자인에도 굉장히 공을 많이 쓴다.

 

그리고 열린책들 편집 메뉴얼이란 책을 내는데 예전에 영세한 출판사들은 내규 편집 메뉴얼이 없고 대신 매년 출간되는 열린책들 편집 메뉴얼로 편집했다고 한다. 아마 지금도 그런 곳 은근히 있을거다.

 

베르나르베르베르가 대표한테 진짜 고마워한다. 아마 대표 아들이 소설에도 등장하는걸로 알고있다. 작가 하나 정하면 작가 전작을 다 번역하는걸로 유명하다. 미메시스라는 미술관도 운영하면서 미메시스라는 예술전문 브랜드도 운영한다. 대표 딸이 하는걸로 알고있다. 아동전문 브랜드 별천지도 있다.

 

9. RHK(랜덤하우스코리아)

 

보통 출판사들이 합정, 파주에 있고 그 외에 그나마 몰려있는곳이 강남이다. RHK는 특이하게도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다.올해 최고로 잘팔린 <곰돌이 푸>를 낸 출판사다.

 

들리는 말로는 <곰돌이 푸> 처음 기획할 땐 초판이나 팔고 말 책으로 출간했는데 너무 잘나가서 지금 리커버판도 나오고 아예 시장을 새로 개척했다.

 

 

 

서점 가보면 따라한 책들 많다. 그러나 원조는 RHK임을 기억하자. 종합 출판사고 지금 업계 10위권 정도로 알고있다. 예전엔 더 잘나갔는데 지금은 좀 떨어져서 10위권 그런데 곰돌이 푸가 너무 잘나가서 다시 상승했을것같다. 어학전문 두앤비, 만화나 장르문학 전문 북박스, 아동전문 주니어 랜덤 이렇게 3개의 멀티가 있다.

 

10. 동아시아출판사

 

올해 출판사 영향력 1위에 빛나는 한성봉 대표님이 계시는 동아시아출판사. 듣기로는 대표님이 저자섭외를 엄청 열심히 한다. 보통 편집자 선에서 정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동네는 대표님이 나서서 섭외를 그렇게 해온다고.

 

이번에 알쓸신잡 나왔었던 김상욱박사의 <떨림과 울림>이 이 출판사 책이다. 참고로 장강명 작가의 <팔과 다리의 가격>도 여기서 나왔다. 허블 / 메이커스 / 스토리존 이렇게 3개의 멀티를 가지고 있다.

 

솔직히 나쁜 책 내는 출판사가 어디 있겠냐만은 진짜 좋은 책들 많이 낸다.<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나 <이상한 정상가족>, <우리의 몸이 세계라면>같은 책들.진짜 너무 좋아서 좋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책들이 나오는 곳이다.

 

11. 기파랑

 

나쁜 출판사는 없지만 결이 다른 출판사는 있다. 뉴라이트계열 출판사 기파랑이다. 혹시 올해 베스트셀러 순위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갑자기 <3층 서기실의 암호>라는 책이 베스트에 올랐었다.

 

태극기 할배들의 엄청난 성원을 입은 이 책을 낸 출판사다. 들리는 말로는 그때 광화문 교보로 시장조사나 미팅을 나가면한 손엔 태극기, 한 손엔 <3층 서기실의 암호>를 든 할배들이 수없이 출몰했다고 한다.

 

보통의 출판사들은 진보를 지지한다. 그런데 뉴라이트계열 기파랑이 떡 있으니 은근 욕먹는출판사다. 요샌 파란색이 진보고 빨간색이 보수던데...

 

 

12. 사계절

 

올해의 출판인 3분 중 한분이신 강맑실 대표님이 계시는 사계절이다. 아동 출판사로 유명하지만 은근 여러 종의 책이 나온다. 종합출판사라 생각하자. 대우도 좋다. 출판사가 이직이 굉장히 잦은 편인데 여긴 한번 가면 잘 안옮기는걸로 알고있다.

 

13. 미르북컴퍼니

 

미르북이라고 치면 출판사가 두개가 나오는데 헷갈린다. 혹시 미니북이라고 조그만한 책들 봤는지 모르겠는데 더클래식꺼다. 요새 외국에서 커피테이블북이라고 조그만 책들이 핫하다는데 미리 내다본건진 모르겠지만 아마 유행탈수도 있지않을까 싶다.

 

전자책 검색해보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파는 출판사다. 권당 990원 정도니 진짜 미친가격이다.

 

14. 북스피어

 

책 좀 좋아한다 싶은 사람이라면 알 만한 출판사 북스피어. 대표님의 행보로 유명하다. 천년의상상 대표님이나 사계절 대표님 어크로스 대표님이 인싸라고 하지만 출판계 내의 이야기고밖으로 나서면 북스피어 대표님이 제일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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