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토 작가 키시모토 마사시의 그림실력
- 만화
- 2018. 12. 24. 11:49
나루토 작가 키시모토 마사시는 소년 점프에서 연재되었던 닌자 만화 닌쿠의 광적인 팬이었다. 심지어는 나루토의 제목은 정확히는 'NARUTO -나루토-' 라고 쓰는데, 이것은 닌쿠의 정확한 제목인 'NINKU - 닌쿠-' 의 오마쥬다. 이래저래 닌쿠빠다. 나루토를 그리게 된 계기도 닌쿠 때문이었다고 한다. 다만 본인은 처음엔 사무라이 만화를 그리려 했는데 바람의 검심, 죽지 않는 사무라이, 무한의 주인의 위엄과 패기에 밀려 닌자 만화를 시작했다고 직접 고백했다. 학창시절에는 사무라 히로아키에게 동경했는지,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초기 작풍도 닌쿠 애니판의 애니메이터였던 니시오 테츠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나루토 애니판의 캐릭터 디자인을 니시오 테츠야가 담당하게 되었다.
[ 원근법 ]
인기 소년만화인 <원피스>, <블리치>, <헌터X헌터> 등과 함께 배경을 비교해 본 그림이다. <원피스>와 <헌터X헌터>의 경우 1점투시를 쓰고 있고, <블리치>는 2점투시, <나루토>는 3점투시를 사용한다. 3점투시도 그냥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실점으로 만들어진 삼각형을 사선으로 기울여 그림으로써 동적인 느낌을 최대화하고 있다.
물론 한 장면만 가지고 만화 전체적인 배경의 완성도를 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렇게 공을 들인 배경 하나가 입체적이고 다이나믹한 연출을 보여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나루토>원근법의 다른 예들을 보겠다.
역시 3점투시를 쓰고 있고, 기울여진 삼각형에 컷마다 각도변화를 주어 캐릭터들을 최대한 강조하는 효과를 낸다.
[ 단축법 ]
그림에서 어떠한 물체가 비스듬히 놓였을 때 그 물체는 실제의 길이보다 짧게 보이는데, 그러한 현상을 2차원 평면으로 옮기는 기법. <나루토>의 작가 키시모토 마사시는 단축법에 데포르메도 살짝 섞어 박진감있는 표현을 아주 잘 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참고로 만화에서의 '데포르메'라는 단어는, 캐릭터를 의도적으로 단순화하거나 변형시킨 표현을 가리키는 용어다.
[ 하이 앵글 ]
[ 로우 앵글 ]
하이앵글과 로우앵글. 이 정도 그림기술을 가진 만화가는 꽤나 있을지 몰라도, 이처럼 만화 연출에서 자유자재로 온갖 구도와 앵글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작가는 몇 없다.
[ 다점투시 ]
볼록렌즈, 어항렌즈 기법 이라고도 불리는 기법은 조금이라도 어설픈 부분이 있으면 그림의 어색함이 굉장히 눈에 띄는 고난고 기법이다.
( 마구베는 효과의 형태를 잘보면 죽일 살 이다)
<나루토>의 작가 키시모토 마사시는, 그림실력 자체도 일정 경지에 달해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빼어난 그림을 그리지만 그 이상으로 그림 연출에 관해 고민과 연구를 많이 하고 또한 항상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작가들에 비해 필압이 거의 없는 선 만으로도 어색함이 없는 작풍과스크린톤을 쓰지 않아 그림이 모노톤에 가까워서 깔끔하면서도 펜터치가 스크린톤의 자리를 대체하여, 그림 자체가 풍부해 보이는 작풍이 특징이라 생각한다. 특히 컷이 수 많은 펜터치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그림 자체가 보기 난해하지 않고 깔끔하다.
이런 다양한 연출기법으로 인해서 더더욱 그림이 완성도 있어 보이기도 하는 법이다. 다른 만화들에 비해서 더욱 역동적이고 박진감있는 연출과 진행 또한 가능해진다. 그래서 <나루토>의 연출은 단조롭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나루토>라는 소년만화의 베스트셀러 뒤에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전달력을 위해 항상 이렇게 고민을 쏟아붓는 작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