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신라호텔 라연 미슐랭 3스타 한식당

skdna 2019. 1. 19. 23:54

신라호텔 라연 미슐랭 3스타 한식당. 여름에 갔던 라연 방문기.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엉덩이를 씰룩거리면서 오랜만에 라연을 방문했다. 라연은 2016년 11월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한국판에서 3스타를 받은 한식당이다. 벌써 5번째 방문인 라연인데, 올때마다 참 마음이 두근거리면서 오늘은 어떤 맛을 내어줄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라연은 그래들어 세계 랭킹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사실 진짜 의미 없는 랭킹이다. 이 랭킹자체가 순수한 ''맛'' 이라기 보다는 독창성과 창의성을 너무 중시하는 랭킹이라서 일반 클래식 레스토랑들은 좋은 평가 받기가 어렵고 페루의 Central 이라든가 모데나의 Osteria Francescana 같은 남들과는 다른 ''독창적'' 인 시도를 통해 디쉬에 셰프의 ''스토리'' 를 그려내는 식당들을 중시하는 편이다.

 

올때마다 이뻐서 사진을 찍는다. 별빛이 폭포처럼 내려오는것을 형상화한게 아닐까 싶다.

 

꼭대기층에 도착해서 복도를 거닐어서~ 참고로 저거 바다 젖은게 아니라 무늬다 ㅋㅋ. 올때마다 헷갈린다.

 

바깥 경치도 주경해주고

 

도착!.

 

오늘도 여전히 단아한 식탁

 

매번 올때마다 같은 자리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이뻐보인다. 남산타워가 뚜렷히 보여서 그런가?

 

가까이서 한번.. 한국와서 어디를 방문할까 고민도 많았고, 원체 많이 다니다보니까 요즘은 솔직히 서양식 파인 다이닝에 아주 약간 ''지루함''을 느낀터라 삘이 꽂혀서 예약한 라연이었는데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지배인님과 직원분들이 번갈아가면서 오랜만에 왔다고 인사해주셔서 더 행복해졌다. 호텔 레스토랑 특유의 친절함이 참 좋다. 언제나처럼 부각과, 말린 대추를 내어주셨는데, 고구마로 만든 부각이었다. 원래처럼의 사부작 사부작 씹히면서 사르르 녹는 맛이 아니라, 전통 과자처럼 바삭 바삭 하고 씹히는 맛이라서 신박했다. 언제나 처럼 부각은 진짜 싸가고 싶은 중독성이 있다.

 

첫번째 웰컴 디쉬로는 두부 요리가 나왔는데, 상큼한 과편에 너무 잘 어울리는, 입에 살짝 넣고 톡 하고 터지면서 거품이 사라지듯, 녹아내리는 두부가 입안에서 퍼지면서 고소하면서도 달짝 지근한 맛을 내어주는데.. 햐~ 두부가 이렇게 맜있다 ㅜㅜ

 

두번째 메뉴는 전복 물회다. 쫀득 쫀득한 한치 물회가 입안에서 탱글 탱글한 식감을 살려내며 씹히면서, 아부작 아부작 하고 씹히는 신선한 채소와, 칼칼 하면서, 장 특유의 고소함이 끝내옴으로 어우러지는 소스가, 쫀득 쫀득한, 알이 살아있는 전복과 어우러져서 맛있다.

 

그 다음은 민어전

 

살아있눼~

 

캬.. 어떻게 이렇게 전을 잘 만들어주시는지, 정말 미세하게 얇은 계란 전 코팅이 찰짝 찰짝한 민어 속살과 사악 어우러져 있어서, 한입 베어물면, 고소한 계란의 맛이 먼저 느껴지고 이어지는건, 보드라운 민어의 식감과 촤악 퍼져나오는 육즘.. 맛있다 맛있어

 

다음 메뉴는 금태 양념찜. 내어졌을떄의 향내음이 참~

 

겉을 아주 약간 바삭하게 익혀내어서 사각 사각 씹혀나가는 껍질 부분과, 보드라운 속살의 맛이 간장 베이스의 소스와 어우러지는데 아 라연 간장 진짜 너무 맛있는게.. 은은한 간장의 향내음이 살살 혀끝을 자극하면서, 너무 짜지도, 너무 싱겁지도 않은 그 양념 정도가 입안에서 금태와 정말로 잘 어우러진다.

 

오늘의 메인은 갈비찜과 신선한 샐러드

 

곱구나 고와

 

보드라운 육질의 가득찬 갈비도 맛나지만 갈비찜의 진짜 맛은 바로 저 간장에서 나온다.ㅋㅋ 슴슴하면서도, 짭조름하고, 약간 육즘을 머금어서 살짝 기름지면서 고소하기도하고... 맨날 바닥까지 긁어마신다. 밥이 좀 있으면 정말 원없이 비벼먹고 싶은맛ㅜㅜ

 

오늘의 한상은 삼계 어쩌고.. 이름을 까먹었다.

 

삼계탕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약간 비빔밥 같은 느낌? 거기에 감자전이 하나 올려져있다.

 

약간 심심하면서도 구수한 닭육수에, 간이 약간 세게 되어있는 짭쪼름한 전과 고슬 고슬한 밥알이 어우러지는, 약간 새로운 시도 였는데, 생각보다는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오늘 메뉴중에 제일 아쉬웠다.

 

오늘의 디저트는 수박

 

새콤 시원한 청포도 젤리에, 달콤한 망고와 사각 사각, 씹혀나가는 시원한 수박과 입안에서 사르르 녹으면서 퍼지는 달짝지근한 수박 셔벗.. 그냥 너무 맛있다.

 

마무리 디저트까지

 

과편 냠냠하고 마무리 지었다.

 

언제나 처럼 식사 마치고, 라운지에 내려와서 음악 연주 기다리면서 망고 케잌을 시켰는데 어우야... 평소보다 1.5배는 큰게 나왔다.

 

망고도 햇맛있다 ㅎㅎ. 연주가 좀 개판이어서 아쉬웟지만 그래도 좋다.. 맛있다 맛있어.. 전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식은 지루하다'' ''밋밋 하다'' 라는 평을 많이하고, 화려한 서양식 레스토랑에 비해서는 보는 & 먹는 맛이 없다고 말하는데, 나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양식에는 양식의 느낌이 있듯이 한식에는 한식만의 정갈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건 이거대로 참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