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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이영상 후보

skdna 2019. 5. 15. 15:54

류현진 사이영상 후보

MLB 닷컴에서 메인 기사로 현재 싸이영상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거기서 류현진이 현 시점에서는 네셔널리그 싸이영상 후보 3위입니다. 사이 영 상 (Cy Young Award)은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에서 각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1위는 신시네티 레즈의 루이스 카스티요, 2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신인 크리스 패덕, 3위가 류현진. 그 뒤로는 워싱턴 네셔널스의 맥스 슈어저, 마이애미 말린스의 칼렙 스미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잭 그레인키 (예전 다저스에서도 같이 뛰던), 밀워키 브루어스의 잭 대이비스, 시카고 컵스의 존 레스터가 뒤따르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네셔널리그 싸이영상 컨덴터들은 죄다 새로운 얼굴이라서 흥미로운 분위기 입니다. 참고로 아메리칸리그는 저스틴 벌렌더가 현 시점에서는 독주 분위기 입니다.

 

사이영상은 각 팀당 2명씩 배정된 총 60명의 기자단 투표에 의해 정해지고 한 명만 적는게 아니라 1위부터 5위까지 선수 이름을 적되 1위는 7점, 2위부터 5위까지는 각 4점부터 1점까지 주어져서 그 총합이 제일 높은 선수가 싸이영상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1위 표를 제일 많이 획득하고도 저스틴 벌렌더처럼 하위 표가 모잘라서 억울하게 떨어지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근데 흥미로운 것은 1위 표만 놓고 보자면 크리스 패댁이 총 15개로 1위, 류현진이 총 14개로 2위, 그리고 종합 점수로는 1위인 루이스 카스티요가 13개로 3위입니다. 그럼 한 번 현 시점에서 류현진의 스탯을 다른 네셔널리그 투수와 비교해보자면 일단 고전적인 투수 평가 3대 지표인 방, 승, 탈을 보면

 

가장 중요한 방어율은 1.72로 네셔널리그 3위 메이저리그 전체 3위이고 (원래 방어율은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네셔널리그가 메아리칸리그 대비해서 낮추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갈수록 투수를 평가하는 지표에서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있고 현 시점에서는 더더욱 의미가 없는 승수는 5승으로 네셔널리그 공동 1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공동 1위고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현재 5명이 5승)

 

탈삼진은 54개로 네셔널리그 12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21위로 리그 정상급 투수들에 비해서는 탈삼진 능력은 좀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크보에서 류현진은 탈삼진 머신이였지만 아무래도 메이저에서는 강속구 투수라고 하기엔 좀 부족할 뿐더러 어깨 수술을 받고 구속이 살짝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강속구를 뿌리는 박찬호 유형의 투수는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박찬호는 당시 탈삼진이 랜디 존슨에 이어서 네셔널리그 2위였던 적도 있습니다.)

 

세부 지표를 보면

승수와는 달리 갈수록 중요한 지표가 되어가고 선발투수의 미덕으로 여기지는 소화 이닝은 52.1이닝으로 네셔널리그 8위, 메이저리그 전체 16위로 아무래도 등판을 한 번 거른 여파가 보이고

 

 

이닝당 출루 허용률인 WHIP(볼넷을 주건 안타를 맞건)은 0.73으로 이는 네셔널리그 1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당연히 1위입니다.

 

선발투수의 경우 선행 주자들 다 불러들이고 자기 방어율은 분식회계가 가능한 구원 투수와는 달리 기본적으로 소화 이닝이 많아서 WHIP는 방어율에 녹아들어가기 때문에 WHIP를 따지는게 그다지 의미는 없지만 류현진이 방어율에 비해서도 WHIP가 유독 좋은 이유는 바로 다음 스탯에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게 9이닝당 볼넷과 탈삼진 수 대비 볼넷 비율인데 볼넷이 9이닝당 평균 0.52로 완투를 해서 9이닝을 다 던지더라도 그와중에 볼넷이 0.52개 즉 1개도 나올까 말까 한다는겁니다.

 

이는 기라성 같은 투수들이 모여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스탯이며 다른 최정상급 투수들도 9이닝당 최소 1.5개에서 3.0개까지는 볼넷을 내주는데 류현진은 그 점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류현진이 앞서 말했듯이 강속구를 빵빵 던져서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여서 탈삼진 수가 많지 않음에도 삼진/볼넷 비율은 18.00으로 다른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들도 잘해봤자 7.0 정도를 기록하는 것이 비하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9이닝당 볼넷 수 그리고 삼진/볼넷 비율 역시 네셔널리그 1위 및 메이저리그 1위 그리고 이 스탯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 1위인 상태입니다. 참고로 류현진이 여태까지 52.1이닝을 던지는 동안 허용한 볼넷이 고작 3개로 허용한 실점보다도 되려 볼넷이 적은 기이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루이스 카스티요 같은 선수는 56.1이닝을 던지는 동안 벌써 24개의 볼넷을 내주고 탈삼진은 70개를 잡은 전형적인 강속구를 던지는 박찬호 스타일의 투수입니다. 탈삼진 수는 류현진보다 더 많아도 볼넷 수가 류현진보다 훨씬 더 많기 때문에 9이닝당 볼넷과 탈삼진 수 대비 볼넷 비율은 류현진보다 훨씬 더 떨어집니다.

 

볼넷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그 투수의 제구력이 좋다는 의미이고 이 면에서 류현진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지에서도 슬슬 류현진을 컨트롤 마법사라고 불리는 메이저리그 레전드인 그렉 매덕스에 비교하고 있습니다.

 

그렉 매덕스에 대해 알아보자면.

이렇게 생긴 사람입니다.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했지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가장 전성기를 꽃피웠던 선수입니다. 물론 말년에 LA 다저스와 센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거치기도 했었고 LA 다저스 시절 현재 다저스의 포수인 러셀 마틴과 호흡을 맞춘 적도 있습니다. 2000년대 그 무시무시한 약물시대 약빤 강속구 투수와 강타자들이 즐비하던 시절 평균 직구 구속은 우완임에도 불구하고 89~90 마일 밖에 안나와도 정교한 핀포인트 제구로 리그에 이름을 남긴 선수입니다.

 

제구력이 워낙 좋아서 어떤 게임이건 쉽게 무너지지 않기에 매년 꾸준히 15승은 해주던 선수입니다.

 

그렉 매덕스에 대한 명언 및 일화

 

- 그렉 매덕스는 경기가 시작하면 1회에 스트라이크 존 구석 4코너에 공을 던져서 주심의 스트라잌 존을 체크한다.

 

- 이 세상에서 정해진 것이라곤 죽음과 세금 그리고 그렉 매덕스의 15승 뿐이다.

 

- 2스트라이크 3볼 풀 카운트에서 그렉 매덕스가 던진 공에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심이다.

 

- "그렉 매덕스가 파워 피쳐가 아니라고요? 노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그가 파워 피쳐가 아니면 누가 파워 피쳐입니까?" by 배리 본즈

 

약물 시대를 감안해야 하지만 이런 그렉 매덕스도 9이닝당 불넷 비율이 0점대였던 것은 1997년도 0.77 한 번 뿐이였고 그 해 삼진/볼넷은 8.85였습니다. 그러니 시대가 다르긴 하지면 현재 류현진이 기록하고 있는 9이닝당 볼넷 비율 0.52와 삼진/볼넷 18.0은 어마무시한 수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류현진이 시즌 끝까지 이런 기록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류현진의 최대 약점은 바로 유리몸 입니다. 크보에서는 강철몸이라고 불리던 선수지만 급이 다른 메이저리그에서는 매회 매선수 매투구마다 혼을 실어서 던지다보니 부상을 잘 당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류현진이 부상만 당하지 않고 건강하다면 제구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투수이기에 어느 경기건 확 무너지는 일이 없어서 스탯을 유지하기엔 상당히 유리한 선수인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류현진의 정교한 제구력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감탄을 표하고 있고 자꾸만 비교대상으로 그렉 매덕스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렉 매덕스는 우완이면서도 평균 구속 그것도 포심이 89~90마일에 불과했지만 류현진은 수술하고 나서 투심을 주로 던지는 좌완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구속이 90~91마일은 나오고 있어서 그렉 매덕스보다 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개 좌완 투수는 우완 투수보다 평균 구속이 2~3마일 느려도 동급이라고 평가합니다.)

 

과연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해서 그 어느 아시안 투수도 이룩하지 못한 사이영상 수상자가 될 수 있을지 그리하여 현재 아시아 최고 좌완 투수에서 아시아 최고 투수로 등업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