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양념치킨 맛 없어진 이유

요즘 양념치킨 맛 없어진 이유

요즘 치킨업체들은 눈만뜨면 신제품 만들기 혈안이고 뭐하나 힛트하면 따라서 비슷비슷하게 시류에 편승하려고 하는 기질이 심합니다. 1등업체 비비큐가 체통도 안지키고 극한갈비통닭 같은 메뉴를내놓은것 보면 음식을 만드는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어릴때 치킨보다 통닭이라는 말이 익숙할때부터 치킨을 좋아했는데 요즘 치킨은 질적으로나 다양한면으로나 더 나아지고있는데도 오히려 분명히 예전보다더 매력은 줄어든것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시켜먹던 브랜드의 정해진 치킨안에서 새롭게더 나아가는게없습니다. 신메뉴라고 시켜보면 실망하고 결국 시키던 메뉴 시키게 되는것 저만 경험한게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요즘 치킨들은 예전보다 많이 못합니다.

특히 양념치킨...클래식중에 클래식 양념치킨 토마토케챱과 마늘 간장등 한식과 양식의경계점중에 있는 양념치킨이야말로 치킨을 요리라고 생각할때 가장 이상적인 치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양념치킨들은 전부 다 변형되서 제가 아는 그 양념치킨의 맛이아닌것같습니다. 그러면 왜 양념치킨들의 맛이 예전같지않거나 바뀌게된걸까요? 그것에 대해서 알아보려 합니다.

양념치킨이 더이상 주력이 아닌 회사들

 

과거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는 양념치킨 천하였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양념치킨을 얼마나 잘만드냐가 그 회사의 매출이였고 양념치킨이 곧 치킨의 간판이였습니다. 그래서 양념치킨시장을 선도하던 맥시칸, 페리카나, 처갓집, 치키치키, 스모프등등 여러업체가 생겨나고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었습니다. 사실 그당시 치킨이라고 하면 이런회사들이 내놓은 물튀김 방식의 클래식한 닭튀김이 주였는데

 

90년대 중후반 수도권을 시작으로 BBQ라는 어마어마한 신흥 강호가 나타나면서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비비큐는 당시 국내업체에서는 유일하게 닭에다가 주사를 넣는 강한 염지를 하고 플라워컬 이라는 물결무늬가 일어나는 건파우더식 튀김을 도입해서 국내에서는 맛볼수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치킨을 내놓았습니다.

 

비비큐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였고 이런 원천적인 기술을 가지고있는 업체들에 비해 기존업체들은 다소 낙후되고 과거지향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질 못했고 변화를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도태되고 양념치킨의 역사도 퇴행하게 됩니다.

 

보관기관 늘리기위해 양념의 조리방식을 완전 가열로 바꿨다.

 

음식이라는걸 조금만 해봐도 아는 사람은 알것입니다. 미리만든 양념이 생각보다 쉽게 변질된다는것을요. 그리고 날 양념이 한번 간장이나 국물을 끓여놓은 양념보다 변질이 빠르다는 사실을, 그리고 음식들이 프랜차이즈화되면 즉석에서 제조된것보다 이미 반가열 상태로 납품하고 납품받는게 조리에용이합니다. 원래 양념치킨 양념은 거의 날양념 수준이였습니다.

 

지금은 물엿 덕지덕지해서 말통으로받는 제품이지만 과거에는 거의 병이나 깡통으로 받는 수준이였고 거의 웬만하면 1주일안에 소비가되니까 날양념 수준으로 들어왔는데 양념치킨이 예전보다 잘 소비가 안되니 재료의 풍미가 살아있는 양념이 아니라 그냥 푹끓여서 오래 소비시킬수있는 양념으로 바뀌었는데 이렇게 바뀌면서 기존의 마늘, 생강, 양파등의 풍미가 살아있던 양념이 사라지고 물엿하고 고추가루맛 밖에 안나는 양념만 남게되었습니다.

 

케찹이 베이스에서 고추장이 베이스로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고추장을 싫어합니다. 고추장이 내주는 맛은 이미 고추가루와 간장 적당한 당분에서 더 깔끔하게 내줄수있습니다. 억지로 밀가루 삭힌내나서 텁텁한 고추장을 굳이넣는건 그만큼 요리에 자신없는 하수들이나 하는짓입니다. 깔끔한맛이 절대없습니다. 예전에 양념통닭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이 먹어지고 깔끔한 맛이 나는 이유가 고추장이 안들어가서 입니다.

 

지금 위의 첨부이미지에 보이는 맥시카나의 아버지 윤종계 할아버지도 말해주듯 고추장 안들어갑니다. 당시에 페리카나, 처갓집, 스모프 같은 모든 통닭집들이 스타일이 전부 달랐지만 고추장이 들어가지않았습니다. 애초에고추장을 넣으면 그 맛이 안납니다. 지금 양념통닭이라고 내놓은 인터넷 레시피 몇십개를 다 해봐도 절대 예전에먹었던 그 양념치킨 양념맛이 안나는건 고추장이 들어가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나오는 모든 치킨회사들의 양념치킨은 전부 고추장이 들어갑니다.

 

치킨양념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많이생겼다.

 

이게 양념치킨맛을 다운그레이드 시킨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개인 치킨집이라도 양념을 직접만드는 집은 찾기힘듭니다. 그런 내공없이 치킨집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양념을 다 만들어서 납품하는 업체가 많습니다.

 

심지어 요즘은 아예 대놓고 어느업체 어느치킨의 어느 양념 레시피를 가지고 판매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F&B에서 일한 직원들이 퇴사하고 그렇게 돈버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맛이 흔해지고 쉬워질수밖에 없어진 것입니다. 양념치킨은 더이상 새로울게 없습니다.

 

 

그리고 계피..

 

계피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하지만 계피라는걸 알고나서 호불호가 갈리지 계피인것을 모르고 먹는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계피는 생각보다 많은음식에 몰래 몰래 들어가서 맛을 살리는 조연이 됩니다. 양념통닭은 원래 계피가 꼭들어갔습니다. 들어가야 그 맛이납니다. 아무리 집에서 양념통닭 맛을 내보려고해도 안난다는 사람은 계피만 진짜 살짝만 넣어보세요. ''내가 계피를 싫어하는게 맞나?'' 싶었을정도로 음식의깊이가 달라집니다. 계피의 가장큰 장점이 실제 당도보다 더 달게 느끼는 맛을 내주는역할인데 특히 육류요리에 양념할때는 들어가면 좋습니다. 실제로 마포 돼지갈비의 비결이 계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