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차이점 알아보기

skdna 2019. 2. 24. 15:42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차이점 알아보기. 돌체구스토 관련 글을 보면 대부분 돌체구스토는 너무 맛이 없어서 추천하지 않는다는 글이 많다. '돌체구스토가 맛이없다' 라는 주장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약간의) 이의가 있다. 얘기하자면 돌체구스토도 나름의 쓸모가 있다. 다만 추출방식에 있어서 네스프레소의 방식이 좀 더 에스프레소 머신에 가까운것은 사실이다. 정도가 되겠다.

 

1. 에스프레소 추출의 이해

에스프레소 추출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강좌가 있으므로 뭐 더 적을 필요는 없을것이다. 중요한것은 추출의 과정이다. 이 과정을 이해해야 이 과정을 축소재현한 캡슐커피머신의 구조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 추출은 원두 분쇄에서부터 이뤄진다. 에스프레소 추출의 기본은 균일한 입자를 가진, 적절한 압력으로 탬핑된 원두 덩어리에 평균적으로 9bar 정도의 고압 고온의 물을 분출하여 원두의 맛을 최대한 추출하는데 있다.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각 원두에 맞는 분쇄 크기를 정하는것은 매우 중요한 일 중 하나다. 분쇄 정도에 따라 각 원두 입자에서 어떤 맛이 어느정도로 추출되는지 결정된다. 손기술보다도 각 원두에 맞는 분쇄정도, 추출시간 등을 결정하는것이 어쩌면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는데 있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 탬핑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물은 구조체의 약한 부분을 귀신같이 찾아 지나간다.

 

만약 커피 분쇄가 고르지 않거나, 탬핑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입자의 정렬이 균일하지 않다면 물은 더 큰 물길을 공략할것이고 그 길목에 있는 원두들은 과추출될것이며 물길 외곽에는 과소추출된 원두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편추출 - 채널링 이라고 한다.) 이렇게 에스프레소 추출에는 많은 의사결정 사항들과 함께 여러 스킬이 요구된다. 캡슐머신은 이런 추출 과정 중 분쇄-탬핑을 캡슐으로 해결하고 사용자단에서는 추출만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기계다.

 

 

2. 네스프레소

네스프레소는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된 기계다. 기본 원리는 1976년 개발되었다고 하고 특허출원도 1979년에 완료되었다.

원래 특허는 4번으로 바늘이 들어와 원두에 바로 물을 쏘는것이었지만 최근에는 3번 방향에 3개의 구멍을 뚫어 쏘는 방식으로 바뀐듯 하다. 아마도 좀 더 균일한 추출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네스프레소는 일반 커피들보다 훨씬 조밀하게 압축되어있고 원두양도 5.5g밖에 (반자동 기계로 추출시 일반적으로 한샷에 8-10g 사용) 되지 않아 일반적인 추출 압력보다 고압의 물을 분사하는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이 과정 자체는 에스프레소 추출과 비슷한 원리이고 따라서 나오는 산출물도 (기계와 캡슐이 충분히 섬세하게 고안, 생산되었다는 전제하에) 에스프레소와 비슷한 맛이어야 할 것이다. 아직 네슬레 외의 회사들은 평소에는 밀폐되어 있다가 추출 직전에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캡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회사들은 호환캡슐을 제작할때 입수부에 미리 구멍을 뚫어서 판매하는데 이렇게 되면 공기가 통하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커피가 산화하게 된다.

 

따라서 호환캡슐 회사들은 캡슐에 별도의 포장을 한겹 더 입히는 경우가 많다. 어찌됐든 대부분의 호환 캡슐들은 네스프레소만큼 충분히 미조정을 못한 인상이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원두를 쓰더라도 정품 네스프레소보다는 못한 맛이 많다.

 

 

3.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돌체구스토는 2006년 출시되었는데 캡슐 크기를 좀 더 키워 필요로 하는 압력을 낮추고 또 캡슐 하단에 필터를 만들어 커피 외의 각종 가루음료도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필터는 크레마를 만들때도 이용되는 듯 하다) 때문에 추출 방식은 에스프레소와 드립커피의 중간처럼 되어 버렸고 보일러의 최대 추출 압력도 19bar에서 15bar로 낮아졌다.

 

추출압이 낮아지면서 기계 구조도 단순해졌고 단가도 싸져서 좀 더 대중적인 보급이 가능해졌다. 다만 캡슐 가격은 네스프레소에 비해 크게 싸다고 보기 어려운데 이는 캡슐 구조가 네스프레소 대비 조금 더 복잡하고 크기가 커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원두도 캡슐당 6-8g정도로 네스프레소에 비해 많다) 아래는 네슬레에서 보여주는 캡슐 구조와 추출 원리다.

낮은 추출압과 필터덕분에 분유나 그린티 라떼, 네스티 등 가루음료 캡슐이 출시가 되었고 이 중 우유캡슐은 카페라떼를 캡슐만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셀링포인트가 되었지만 분유를 녹여 만든 라떼는 자판기 커피보다 못한 맛이어서 아무도 추천하지 않는듯 하다. 이런 음료 기능덕분에 돌체구스토는 조절할 수 있는 추출량 범위가 넓은데 초기 돌체구스토는 아예 눈대중으로 할수밖에 없는 모델도 있었다.

 

또 돌체구스토는 물을 주입하는 바늘이 하나뿐인데 이렇게 되면 물이 들어오는 길이 한 방향으로 몰려 편추출 위험이 생길 수 있다. 정품 캡슐은 원두 위에 물조절막이라는 비닐 필터를 하나 더 깔아놔서 물이 필터에 뚫어진 구멍으로 내려가게 해 이 문제를 해결한 듯 싶지만 호환 캡슐들은 필터가 아예 없거나 아니면 정품보다 못한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돌체구스토 호환캡슐들은 대체로 정품에 비해 심각하게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4. 결론

위에 정보만을 가지고 판단해 볼때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사람들은 더 말할것 없이 네스프레소가 훨씬 맛이 좋을것이다. 돌체구스토는 추출압이 낮고 추출 방식도 조금 다르다. 또 초기 모델의 경우 눈대중으로 물 양을 맞춰야 했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기계가 맞춰주는 것에 비해 과추출/과소추출 위험이 매우 높을 것이다. 따라서 맛없는 에스프레소가 추출될 가능성이 높다.

 

집에서 간편하게 라떼 등을 만들어 먹을때는 돌체구스토도 어느정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경우 일반 에스프레소 캡슐은 조금 연한것 같으니 에스프레소 인텐소나 리스트레토 캡슐 사용을 권장한다. 돌체구스토의 추출 방식은 룽고에 좀 더 적합한것으로 생각된다.